[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전체 10만 의사 중 고작 3%의 지지율로 꾸려진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수년간 헤어나기 어려운 늪으로 회원들을 방치했다. 기득권 세력만의 정치와 다툼 속에 회원들의 상처는 곪아터지기 직전이다. 이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할 때다.“
기동훈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19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40대 의협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올해 3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의협회장에 출마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기 후보가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지난해 12월 10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전후 회의장을 박차고 일어나면서부터다. 기 후보는 “이대로 가면 젊은 의사들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문재인 케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기성 의사사회는 내부의 정치싸움으로 힘을 합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 후보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고군분투할 동안 의협 집행부는 비협조로 일관했다. 이런 집행부를 지켜보면서 의사 선배, 친구들, 후배들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다”라며 “의협을 주무르면서도 무기력함을 보인 기득권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누군가가 해주겠다거나,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대한민국 의료계를 마주해왔다. 하지만 이제 소극적인 모습은 버려야 한다”라며 “우리 스스로 소매를 걷고 나가싸워야만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기 후보는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앞장서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라며 “이 선거는 단순히 신세대와 구세대, 진보와 보수의 선택이 아니다. 13만 의사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의사회원에게 투표권·모바일 사원총회 등 제시
기 후보는 첫 번째 공약으로 의협의 내부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회비 납부와 상관없이 모든 의사회원에게 투표권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기 후보는 “회비를 납부하고 싶은 의협을 만들겠다"라며 "더 이상 10만 의사 회원의 3%가 아닌 3000표, 3만표를 얻은 회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회원들에게 투표권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기 후보는 대의원회를 개혁하고 모바일 사원총회에 나선다. 그는 “민의(民義)를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현재 대의원회 조직 구조를 바꿔 의사회원 모두를 대표하는 대의원회를 만들겠다”라며 “정관 개정을 통해 오프라인의 한계를 벗어나, 의협 내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모바일 투표로 전체 회원의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을 위한 의료환경 마련에도 나선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을 통해 정부에 끌려다니는 수가 협상이 아닌 기초가 튼튼한 수가 정상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기 후보는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기형적 수가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급여 항목 정리가 필요하다”라며 “또한 기존의 수가체계 안에 있던 식대, 불필요한 한방 치료 등 의료외적 부분을 비급여화하겠다”고 말했다. 기 후 보는 “정상수가를 전제로 필수의료 부분만을 급여화하겠다"라며 "건강한 의료보험체계를 재건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의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바른 의료전달체계 확립에도 나선다. 기 후보는 “상급병원 외래에서 3분 진료, 200명씩 보는 외래는 개선돼야 한다”라며 “경증 환자는 1,2차 병원에서, 중증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심도 있게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권수호팀을 신설해 의사를 의사답게, 의료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라며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한의사, 약사 등의 직역 침탈을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이밖에 젊은 의사들을 위해 군복무 기간 단축을 한다. 한국형 매칭 시스템을 도입해 인턴, 레지던트 지원에서 병원 지원의 선택권을 늘린다. 기 후보는 “병원 의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국가의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을 이뤄내겠다"라며 "전공의와 전임의,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의사를 아우를 수 있는 건강한 진료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공보의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리더십, 추진력, 회무 운영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을 자신했다. 그는 “회장은 나이가 많고 적음이 관계가 없다. 비전을 갖고 추진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의료계 어른들도 나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타당하고 합리적인 주장이라면 존중해주고 따라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제는 우리가 변해야 한다. 모두의 변화를 이끌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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